히로시마 먹거리 - Day 2

히로시마 먹거리 - Day 2

미짱 소혼텐 - 오코노미야키

다음날 우리의 목적지는 히로시마에서 가장 유명한 오코노미야키 요리점인 미짱 소혼텐이었습니다. 오코노미야키는 양배추와 고기 혹은 해산물을 섞어 만든 맛 좋은 일본식 팬케이크입니다만, 히로시마에서는 좀 더 특별한 조리법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 것들이 섞여 만들어지는 두꺼운 팬케이크 대신,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는 얇은 크레이프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많은 양의 다진 양배추들을 넣고, 고기나 해산물을 넣으며 튀긴 면과 달걀을 얹습니다. 그 위에 소스나 말린 해조류가루(아오노리) 이외에도 많은 것을 얹을 수 있습니다.

미짱은 이 곳을 대표하는 음식인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를 창조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미짱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부추를 넣은 작은 크레이프를 신문지에 싸서 판매하던 음식 가판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곳은 '미짱'이라고 불리는 별칭을 가진 가문이 대대로 가업으로 이어 오며 손님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오코노미야키를 제공하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궁리해 왔습니다. 마침내 미짱은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라고 불리는 훌륭한 오코노미야키 레시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미짱의 역사에 매료되면서도 이 곳이 그저 관광객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곳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택시 기사님께서 이 고장 사람들도 많이 찾아가는 곳이라는 말씀을 하셨고 실제로 도착해보니 카메라나 가이드북을 든 관광객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가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미짱은 그 명성에 만족하는 일 없이 여전히 진지한 태도로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평범한 오코노미야키 요리점에서는 종종 손님들이 스스로 요리할 수 있도록 전용 철판이 테이블에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는 아마추어들이 만들기에는 힘든 섬세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미짱의 쉐프들은 요리 실력을 갖추기 위해 몇 년이나 기술을 연마합니다. 그리고 쉐프들은 언제나 양배추를 다지는 작업을 스스로 합니다(바쁜 날은 200kg 나 되는 양배추를 소비합니다). 매니저가 쉐프들이 꾸준히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교대로 돌아가며 작업하도록 지시한다고 합니다.

미짱에서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기에 쓰인 모든 재료들의 맛이 살아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양배추의 아삭한 맛이 살아있고 면은 쫄깃했으며 계란 역시 여전히 끈기가 있었습니다. 쉐프들이 오코노미야키를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츠타후지 - 라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해안으로 돌아가 이번엔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해안가 마을인 오노미치였습니다. 이곳은 오래된 사원이 밀집되어 있으면서도 평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오노미치는 종종 영화의 촬영지로도 쓰이곤 하는데 특히 오즈 야스지로의 <도쿄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라멘에 끌리곤 합니다. 사원을 천천히 돌아보던 우리는 주변 여기저기에서 관광객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라멘 식당을 찾으니 관광객들이 모두 그 곳에서 줄을 서 있었습니다.

오노미치 라멘은 내해에서 잡아온 다양한 종류의 작은 생선으로 조리한 국물을 사용합니다. 듣기 거북할지 모르겠지만 굳힌 기름 덩어리를 추가해 짙고 담백한 국물을 만들어 줍니다. 면은 가늘고 둥근 모양입니다. 라면에 쓰이는 토핑은 평범한 편으로 부추와 죽순, 몇 점의 부드러운 돼지고기를 올려 줍니다. 이 곳에서 라멘을 파는 식당은 두 종류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현재 유행중인 오노미치 라멘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식 면 요리를 뜻하는 추카소바로서, 라멘이 알려지기 전인 20세기에는 이 말이 라멘을 줄곧 대체해 왔습니다.

제가 들리고 싶었던 곳인 츠타후지는 후자에 속하는 라멘 식당이었습니다. 미짱처럼 츠타후지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곳은 60년 이상 지속되어 온 가게로, 역시 건물에 속한 가게가 되기 전에는 길거리 가판대에서 음식을 팔던 곳이었습니다. 여전히 12석 정도 규모이며 부엌은 제가 살고 있는 도쿄의 아파트 침실보다도 작은 곳입니다. 그다지 말쑥한 분위기의 가게는 아니지만 친절한 곳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으로 본다면 보통 이런 곳이야말로 최고의 라멘 가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이곳을 들린 많은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벽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이곳을 물려받은 쉐프는 말이 적은 사람이었습니다. 땀이 흐르지 않도록 비틀어 꼰 타월을 이마에 두르고 있었습니다(에어컨과 두 세대의 선풍기가 펄펄 끓는 두 개의 큰 냄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일하는 그가 카운터로 제 라멘을 가져다 줬을 때, 라멘 국물은 정확하게 그릇 위까지 가득 차 있었지만 국물이 흐르는 일은 없었습니다. 국물이 매우 뜨거워 입 천장을 데었지만 무척 맛있어서 끝 없이 수저로 국물을 퍼 마셨습니다(변명을 하자면 라멘은 국물이 뜨거울 때, 면이 불기 전에 먹어야 제맛이니까요).

비결이 뭔가요? 한 입 맛보며 제가 쉐프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그저 맛있는 원조 라면을 만들어 갈 뿐이고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해 준다면 그걸로 행복합니다." 그 이상의 것은 없다고 쉐프는 말합니다.

음식을 통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체험하는 일에는 무언가 굉장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1950년대 경의 해안지대 마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굴과 술이 가진 세기의 오래된 전통 속에서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는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음식일 것입니다. 히로시마는 이처럼 많은 음식을 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베로니카 로버트슨은 2002년부터 도쿄에서 생활해 온 미국의 라이터입니다. 그녀는 일본의 문화와 일본 여행기를 신문이나 잡지, 웹사이트 등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음식과 온천을 찾고 있으며, 일본의 거의 모든 현을 방문했습니다.

2013년 8월 30일

  • 1
  • 2

사이트 방문자는 다음 Visit Hiroshima의 콘텐츠도 열람했습니다.

SHARE ON
사진 제공: 히로시마현
저작권 © 2012히로시마현[廣島縣] 이 사이트는, 히로시마현[廣島縣]의 관광 진흥과에 의해 관리 운영되고 있습니다.